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윤순영 시인 '겨울 낮잠'
기사입력  2021/09/03 [17:15]   오정탁 기자

겨울 낮잠

 

초등학교 운동장엘 갔어

녹슨 미끄럼틀에 올라갔는데 너무 좁아서

엉덩이가 끼더만 그냥

뛰어 내려와서 세 걸음이었지

그네는 한쪽 줄이 끊어져 있고

철봉은 너무 낮았어

시소 위에 하얀 눈 정오 햇살에 몸 녹이고

교문 앞 문방구 아저씨는 백발이었어

문방구 옆 약국은 문방구보다 먼저 문을 닫았다네

향숙이는 부산으로 시집가서 쌍둥이 엄마가 됐다고

방앗간 앞에서 만난 향숙이 아버지 묻기도 전에 알려주더군

아이들 하나 없는 학교 앞 개울 건너

허름한 방앗간만

텅텅텅 돌아가고 있었어

 

잠깐 잠든 사이

내 머리에도 하얀 눈이 내렸는데

털어도 떨어지지를 않네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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